쥬라기 공원의 비밀을 간직한 ‘호박(Amber)’

보석은 크게 무기물 보석과 유기물 보석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소원자가 고온, 고압에서 수 백 만년 동안 생성된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는 다이아몬드를 비롯하여 금, 은, 기타 유색보석은 대부분 무기물 보석이다.

그러나 보석 중에서 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진주와 붉은 산호, 호박 등은 유기적 비정질(非晶質) 물질로 분류된다. 특히 호박은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의 송진이 수 천만년동안 굳어서 형성된 유기물 보석이다. 호박(amber)은 돌이 아니고 비결정질의 화석화 된 보석이다. 선사시대에 살던 소나무류에서 흘러나온 송진이 수 백 만년동안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 바로 호박인데 주로 제3기의 해성층인 퇴적암에서 산출된다. 화학적 특성은 여러 가지 수지와 산, 그리고 휘발성 기름의 혼합물로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투명에서 반투명, 그리고 그리스(Grease) 광택을 가지고 있다.

색상은 황색 또는 갈색이지만 붉거나 희미한 옐로우색도 있다. 모스경도는 2.0도가 약간 넘으며 비중은 1.08이다. 부귀, 무병장수, 사랑의 묘약을 뜻하는 호박은 유기물 보석 중에서 가장 투명하며 그 내부세계는 매우 신비롭고 독특하다. 선사시대의 소나무에서 흘러나온 도미니카 산 호박 내에 있는 송진은 소나무 잎이나  꽃, 모기, 벌, 개미 등과 같은 동식물의 작은 몸체를 그 속에 담고 있다. 어떤 유기물은 곤충의 발톱이나 날개, 턱 심지어 내장까지 너무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이들을 모두 한 곳에 모으면 이 생물들의 삶과 섭생에 대해서 많은 유용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지구의 생태가 어떻게 진화하였는가에 대한 변천과정을 부분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공원(Jurassic Park)’을 보면 처음 공룡을 만드는 씨앗은 호박 속에 갇혀 있던 모기의 뱃속에서 가져온 공룡의 혈액이다. 여기에서 추출한 불완전한 DNA를 개구리 DNS와 합쳐서 공룡을 탄생 시키게 된다는 그럴듯한 스토리가 전혀 근거 없는 상상이 아닐 것이다.

가격은 보통 2~3만원부터 1만원 내외로 싼 것도 있지만 특이한 곤충이 들어있는 것은 몇 만 불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노리개나 비녀, 마고자단추 등 각종 장신구에 사용하였다. 보석으로써 호박은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다정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젊은 여성들은 모던스타일을, 중년이상의 여성들은 호박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산호와 더불어 브로치나 반지, 머리핀 등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장신구로 재탄생하고 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호박의 주요 산지는 발트 해 연안 국가와 도미니카공화국이다. 발트 해 연안의 호박이 더 오래된 것이어서 수요자들이 선호하고 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호박은 곤충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호박의 또 다른 산지로는 미얀마, 레바논, 시실리, 멕시코, 루마니아, 독일과 캐나다 등이 있다.  
 
호박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곤충과 식물이 들어있어 지구의 역사를 내포하고 있는 천연호박이 있는가 하면 플라스틱에 인위적으로 개미나 벌, 파리 등의 곤충을 넣어 만든 모조품들도 많다. 그러나 보석 중에서 가장 가벼운 재질인 호박은 포화소금물에 담금으로써 대부분의 플라스틱과 쉽게 구별된다. 호박은 뜨는 반면에 플라스틱은 가라앉기 때문이다. 또 호박의 조각을 태워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송진 타는 냄새가 나면 천연이지만 약품이나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나면 가짜일 확률이 크다.